국내 단편소설 일의 기쁨과 슬픔 줄거리 및 후기


국내 단편소설 일의 기쁨과 슬픔 줄거리, 그리고 책을 다 읽은 후 저의 주관적인 느낀 점을 적어봤습니다.

  • 장르 : 드라마
  • 작가 : 장류진
  • 국내 출판일 : 2019. 10. 25



목차

  1. 일의 기쁨과 슬픔 줄거리
  2. 일의 기쁨과 슬픔 후기

소설 일의 기쁨과 슬픔 표지


일의 기쁨과 슬픔 줄거리


1. 잘 살겠습니다

내 결혼식에 안 왔던 회사 언니가 어느 날 갑자기 결혼식 청첩장을 건네왔다. 뭐 하나 똑 부러지게 하는 것이 없던 언니는 잘 살 수 있을까.

2. 일의 기쁨과 슬픔

중고거래 앱에서 하루에 100여 개의 물품을 올리는 닉네임 ‘거북이알’. 직거래를 신청하여 만난 거북이알은 카드사에서 월급을 포인트로 받은 직원이었다. 현금을 벌기 위해 카드 포인트로 물건을 사고파는 그녀의 이야기.

3. 나의 후쿠오카 가이드

호감을 품고 있던 전 직장동료의 제안을 받고 후쿠오카 여행길에 오른다. 작년에 배우자 상을 당한 전 동료 ‘지유’는 자신의 호감을 아는지 모르는지 과감하게 행동한다. 좋아하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하룻밤을 보낼 수작을 걸어보지만 한 수 위였던 그녀에게 한 방 먹는다.

4. 다소 낮음

심심풀이로 쓴 ‘냉장고송’이 대박 나며 인지도가 올라간 인디밴드 보컬. 기획사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뮤지션이라면 여러 곡이 담긴 정규 앨범을 내야 한다는 고집을 꺾지 못한다.

5. 도움의 손길

이사 온 새 집에 가사도우미를 처음 불렀다. 도우미 아주머니는 베테랑처럼 말끔한 청소 실력을 보여줬지만 왠지 모르게 오지랖 같은 참견을 해온다. 그러더니 점점 초반과 청소 상태도 달라지기 시작한다.

6. 백한번째 이력서와 첫 번째 출근길

인턴과 계약직으로 연명해오다가 정규직으로 첫 출근하는 길. 연봉은 올랐지만 한남동의 물가와 더위 때문에 첫 출근부터 이만저만 고생이 아니다.

7. 새벽의 방문자들

포털 사이트에서 댓글 모니터링 업무를 맡고 있는 주인공. 홀로 사는 오피스텔에 어느 날부턴가 낯선 이들이 와서 초인종을 누른다. 왠지 오피스텔 성매매 같아 CCTV를 달았더니 낯익은 얼굴을 보고 만다.

8. 탐페레 공항

남들 다 갖고 있는 스펙을 쌓기 위해 아일랜드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난다. 중간에 핀란드의 탐페레 공항에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노인과 꿈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석 달 후 노인의 편지를 받았지만 학교와 취업이 바빠 답장하지 못한 채 세월이 흐른다.



일의 기쁨과 슬픔 후기


나에게 혹은 내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을 다룬 장류진 일의 기쁨과 슬픔은 굉장히 술술 읽혔던 소설책이다. 읽으며 짜증도 나고, 피식 웃음도 나고, 찔끔 눈물이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다양한 캐릭터와 여러 감정이 다뤄지고 있으며, 엄청나게 거창한 사건과 인물이 아니더라도 몰입이 매우 잘 됐다.

개인적으로 아주 극적이거나 판타지 장르를 선호하는 편인데, 요즘 에세이도 몇 권 읽다 보니 현실에서 일어날법한 하이퍼 리얼리즘 소설들이 재밌어졌다.

이 책 또한 단편 소설들을 엮은 책이므로 일의 기쁨과 슬픔 줄거리로 통칭하겠다. 내가 일의 기쁨과 슬픔 줄거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는 첫 번째로 나온 ‘잘 살겠습니다’와 마지막에 나온 ‘탐페레 공항’이었다.

‘잘 살겠습니다’는 이야기 속 빛나 언니라는 캐릭터가 주변에 있을법한 인물이라 인상 깊었다. 그동안 나이를 어떻게 먹은 건지 알 수 없는 말과 행동들을 보고 있노라면 오지랖을 부려 한 마디 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누구나 알만한 문제를 왜 모르는지 옆에서 지켜보며 내내 이해할 수 없었다. 왠지 내가 알려줘야 할 것 같은 일종의 의무감, 정의감이 들기도 했다.

나도 아직 오래 산 건 아니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괜한 오지랖은 오히려 상대와 나의 관계를 망치기만 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 사람이 상황의 심각성을 직접 깨닫기 전까지는 옆에서 뭐라고 한들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도. ‘진국’이라고 불리는 사람은 상대가 난처해 할 질문이나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나도 모르는 새에 상대방에게 계속 훈수를 두듯이 얘기를 하고 있었다. 나라는 사람이 모든 일을 잘하는 능력자라거나, 모든 일을 달관한 성인군자도 아닌데. 내가 위인이 아닌데 누가 누구더러 뭐라 하겠는가. 쓸데없는 오지랖이 관계를 망친 이후에서야 깨달았다. 경험을 해야 내 단점을 안다고 하지만, 돌이킬 수 없어서 씁쓸한 적이 있었다.

그 사람이 틀린 게 아니라 그저 나와 생각이 달랐을 뿐인데. 이렇게 뻔한 말을 피부로 느끼고 깨닫는 데에 왜 그렇게 걸렸을까. 어느 순간부터 속으로 ‘그럴 수 있지.’라는 생각을 되뇐다. 그러면 다른 사람에게 조금 더 관대해진다. 물론 언제까지나 내가 그 사람과 관계를 이어가고 싶고, 애정이 남아있을 때 해당되겠지만.

어쨌거나 그 사람의 성향이 나와 다르든 어떻든 간에 지금은 잘 살았으면 좋겠다. 이 이야기 속 화자가 나랑 비슷했기에 여운이 많이 남았다. 아무리 내가 오지랖을 부리고 간섭을 한들, 그 사람은 그 사람대로 잘 살 것이다. 타인의 인생을 논할 시간에 내 인생에 더 투자하는 가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본다.

장류진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 두 번째로 인상 깊었던 ‘탐페레 공항’은 현실에 부딪히는 취준생의 이야기를 너무나도 먹먹하고 덤덤하게 풀어냈다. 이야기 속 주인공은 다큐멘터리 PD의 꿈을 이루기 위한 코스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난다. 하지만 탐페레 공항에서 마주친 할아버지와의 짧은 대화를 뒤로하고, 한국에 와서는 취업 준비를 하며 현실에 안주하게 됐다. 보면서 나의 취준 시절이 어렴풋이 생각났다.

나는 한때 방송국에 들어가 후반 편집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영상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3학년이 되었을 때 나의 평생 업으로 삼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업계 자체가 박봉에다가 불철주야 근무가 많다는 말들이 있었고, 그로 인해 전공에 대한 애정도 식고 말았다. (그 조건을 다 이겨낼 만한 열정이 크지 않았던 것 같음) 그래서 4학년 때는 이보다 더 안정적이고 돈 많이 버는 일을 하고 싶어졌다. 고로 난 안정적인 직장인이 되고 싶어서 현실과 타협하고 만 것이다.

이야기 속 주인공이 다큐멘터리 PD의 꿈을 접고 식품회사의 회계팀으로 들어갔을 때는 내 이야기를 써둔 것 같아 슬프기도 했다. 분명 다 꿈이 있을 텐데, 안정적인 월급과 4대 보험을 누리자고 현실과 타협하다니. 많이 찔렸다. 내 이야기 아닌가. 솔직히 안락한 둥지를 틀고 싶은 마음이 컸으니까. 그래도 취미로 글 쓰는 일을 하고 있으니 지금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더 발전시켜서 내가 브랜드가 되어야겠다는 꿈도 갖고 있다.

‘탐페레 공항’의 주인공이 할아버지와의 통화 이후, 삶의 낙을 찾았으면 좋겠다. 예전의 꿈을 향해 당장 나아갈 수 없더라도 관련된 취미라도 즐겼으면 하는 마음. 누구에게나 꿈은 있고, 꿈을 품고 있는 사람은 멋있으니까.

장류진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는 완벽한 인물이 없다. 사람은 입체적이란 말이 있듯이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다. 장류진 일의 기쁨과 슬픔 소설은 캐릭터들이 굉장히 입체적이어서 더 현실적이다. (특히 ‘후쿠오카 가이드’와 ‘새벽의 방문자들’ 에피소드)

어찌 보면 따뜻하고, 어찌 보면 각박한 이 현실엔 다양한 사람이 존재한다. 저마다 가치관도, 직업도, 환경도 다르다. 그래서인지 책 읽는 내내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나만 이렇게 사는 게 아니구나,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유별나지 않다는 사실은 소소한 위로가 되었다.

여러 감정이 공존할 수밖에 없는 한국 사회에 환멸이 들려고 할 때, 장류진 일의 기쁨과 슬픔을 다시 읽으면 웃음이 날 것만 같다.